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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설교

by 강언 2011. 8. 10.

사회적 약자를 해롭게 하지 말라(출애굽기 22:21-24)

 

21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며 그들을 학대하지 말라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이었었음이니라 22 너는 과부나 고아를 해롭게 하지 말라 23 네가 만일 그들을 해롭게 하므로 그들이 내게 부르짖으면 내가 반드시 그 부르짖음을 들을찌라 24 나의 노가 맹렬하므로 내가 칼로 너희를 죽이리니 너희 아내는 과부가 되고 너희 자녀는 고아가 되리라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십계명을 모세에게 주신 후에 이를 더 구체적으로 풀어주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 새벽에 22장 중에서 21절부터 28절까지를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당시 사회에서 가장 작은 자들, 약한 자들, 힘이 없이 부당하게 피해를 입는 자들을 해롭게 하지 말라고 명하고 있습니다. 가장 약한 자들이 누구입니까? 첫째가 이방의 나그네입니다. 농경이 중시되는 고대 사회에서 자기 땅도 없이, 기득권도 없이 남의 나라 땅에서 살아가는 외국인들의 삶은 오늘날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어려웠을 것입니다. 차라리 이스라엘은 인구라도 많아서 서로 모여 있으면 위안이라도 되었겠지만, 소수 민족의 이방인들은 더 외로웠고, 더 가난했을 것이며, 더 힘이 없어 부당하게 당하고 살았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지극히 작은 자 중에 제일 처음으로 나그네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순서는 다른 본문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 당시 사회에서 가장 약하고 억압받기 쉽고, 학대받기 쉬운 계층을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로 들고 있습니다.

 

이 본문에서 우리에게 주고 있는 메시지는 간단하고 분명합니다. 나그네와 과부와 고아를 해롭게 하지 말라. 그들을 학대하지 말라. 그들을 압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 명령을 어겨서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들이 통곡한다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들으시고 우리를 엄벌에 처한다고 하십니다. 우리가 준 고통만큼 우리에게 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성경에는 오늘 읽은 출애굽기 본문 이외에도 많은 곳에서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를 환대하고 그들을 억압하지 말라는 명령을 하고 있습니다.

 

신명기 10 18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정의를 행하시며 나그네를 사랑하여 그에게 떡과 옷을 주시나니

신명기 27:19

객이 고아나 과부의 송사를 억울하게 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

신명기 24:19
네가 밭에서 곡식을 벨 때에 그 한 뭇을 밭에 잊어버렸거든 다시 가서 가져오지 말고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두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내리시리라

 

그의 거룩한 처소에 계신 하나님은 고아의 아버지시며 과부의 재판장이시라

 

 

나그네와 과부와 고아가 피해를 입는 특별한 상황

그런데 대부분의 본문에서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가 등장하는 특별한 상황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그들이 재판 가운데 억울한 일을 겪게 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사회 내에서 특별히 지인이 없고, 권력에 줄 댈 것이 없는 사회적 약자들인 나그네와 과부와 고아는 억울한 일을 겪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특별히 그들이 겪는 억울함은 그나마 있는 돈도 빼앗기거나 땅을 잃거나 가진 옷들도 잃어버리게 되는 상황입니다. 그런 억울한 상황에 내몰려도 그들을 보호해주기 위해 수고를 할만한 사람들이 없는 바로 그들에 대해서 하나님께서는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입니다.

거짓 증거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얼마 있지도 않은 재산마저 빼앗기는 그런 상황을 그들은 언제든지 겪을 수 있는 사람들이며, 이 약자들이 재판에 의해 그 억울함을 풀 수 있기는 쉽지 않습니다. 오늘날도 어려운데 수천년 전에는 얼마나 더 힘들었겠습니까? 그러므로 하나님은 특별히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재판과 정의에 관심이 많으시며 그들의 어려움이 재판에 의해 악화되는 것을 결코 원치 않으십니다.

결단코 그리 되는 것을 원치 않으시기에, 과부나 고아를 괴롭게 하는 자들을 칼로 죽인다고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그 결과 괴롭히는 자들이 죽고, 그들의 아내들이 과부가 되고, 아들들이 고아가 되게 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토록 무자비한 말씀을 하시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사회적 약자들을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는 그 마음의 중심에 하나님에 대한 무시가 있기 때문입니다.

 

참 재판장 되시는 하나님을 무시하고, 하나님을 가볍게 생각하기 때문에 힘없고 돈없는 자들에게 부당한 판결을 내리는 것입니다. 자기에게 있는 돈이나 권력이 하나님께 속한 것임을 모르고, 그 돈과 권력으로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그들은 결국 스스로 하나님 노릇하려는 자들입니다.

 

우리는 미국땅에서 나그네와 같은 존재들입니다. 많은 경우 미국 문화 가운데 남아 있는 기독교적 가치의 영향으로 나그네를 환대하는 문화가 있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물론 외국인에 대한 무시와 혐오도 가끔은 만날 수 있습니다.

저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환대와 보호를 명하시는 본문을 볼 때마다, 또 우리가 미국 땅에서 가끔 겪는 나그네로서의 서러움을 토로할 때마다, 제 자신은 얼마나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따뜻하게 대했으며 한국 사회의 사회적 약자를 배려했는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사회적 약자들을 마주칠 일도 별로 없는 환경 속에 살았지만,- 그들을 외면하려는 마음이 제 안에 있었다는 것을 고백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법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괴롭히려고 두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영광스러운 삶을 살게 하기 위해서 제정하신 법입니다. 그 법대로 살 때 우리 삶이 하나님의 통치와 질서가 회복됩니다. 모세에게 명한 그 규정 하나 하나를 받는 것이 아니라 그 법을 주신 정신을 따라서 오늘날 우리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가운데 가장 약한 자를 돌아보고 섬기는 우리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칼빈 공동체 안에서도 가장 약한 자, 외로운 자, 도움이 필요한 자들이 누군지 돌아보고 섬기는 우리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제 미국 땅에 들어와 도움이 필요한 신입생들과 유학생 남편을 따라와 고생하고 있는 사모님들과 자녀들 그리고 세상의 끝과 같은 유학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유학생들. 우리 공동체 안에 있는 약한 자들을, 가장 작은 자들을 돌아보는 우리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