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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그레이스: 우리에게 은혜가 임한다면?

by 강언 2008. 3. 6.
[영화 읽기] 어메이징 그레이스 원제 : Amazing Grace CAST 윌리엄 윌버포스 역 : 이안 그루퍼드(Ioan Gruffudd)

STAFF  감독 : 마이클 앱티드(Michael Apted)        


우리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임한다면?
[
영화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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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뱅이가 취직을 하고, 퍼 붓는 비를 맞고도 웃는 남자”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에서는 그 답을 “여자”, “사랑”이라고 말한다.

믿지 않는 사람들도 사랑에 빠지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곤 한다. 그 사랑이 진실 될수록 그 변화도 크기 마련이다. 흠 많고 탈 많은 남녀의 사랑에도 사람이 변한다면, 하나님의 은혜가 사람에게 임했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하나님을 모르던 사람이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하고, 예배에 참석하며, 성경을 읽게 될지도 모른다. 또 교회 생활을 착실히 하며 교회 공동체 안에서 덕을 끼치는 사람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일까? 하나님의 은혜는 오직 교회 밖의 사람을 교회 안의 사람으로 만드는 데에 그치는 것일까?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그 물음에 답을 제공하는 영화이다. 단순히 Yes or No가 아닌 한 사람의 삶의 이야기로 우리에게 그 답을 들려주고 있다. 그 사람이 바로 영화의 주인공, “윌리엄 윌버포스”이다.

영화는 그의 회심하여 헌신된 모습부터 보여주지만, 그가 처음부터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 21세에 처음 하원의원이 되었을 때, 그는 “목적 없이 일했다”라고 일기장에 기록하였다. 하원의원으로 명성도 얻고, 타고난 음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는 얻었지만 그 삶이 하나님의 목표를 따라 움직인 것은 아니었다. 그 때도 그는 신앙인이었지만, 그의 신앙과 그의 하원의원으로서의 직업은 상관관계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회심했을 때 그는 자신이 하나님을 믿는 하원의원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달았다. 자신의 사명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이다.


    그가 깨달은 사명은 다음과 같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내 앞에 두 가지 큰 목표를 두셨다. 하나는 노예 무역을 금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관습을 개혁하는 것이다. 그가 이것을 자신의 일기장에 기록한 것이 그의 나이 27세인 1787년이다.



     그가 이 사명을 인식한 해로부터 그것을 완수하는 1807년까지 20년의 세월이 걸렸다. 영화는 그 세월 동안의 지리한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진지한 장면들이 장시간 계속 되는 것이 영화의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자명한데도 이 영화가 그것을 보여 주는 이유는 우리의 현실이 이와 같기 때문일 것이다. 국가의 이익이 줄어들고, 결국 개인의 이익도 줄어드니 다수의 사람들이 공격하고, 현실감각 없는 이상주의자로 매도하며 야유하기 마련이다. 설상가상으로 프랑스와의 전쟁까지 발발하여 국부(國富)를 손상시키는 노예무역폐지 주장은 발붙일 곳이 없었다. 이에 윌버포스와 그 동역자들은 좌절하였고 분열되고 말았다.


     이 좌절은 역사 속에서 흔히 있는 일이고, 당연한 귀결이었다. 역사는 언제나 개혁이 그렇게 좌절되어 왔음을 철따라 반복되는 비슷한 TV 연속극처럼 보여 주었다. 윌버포스의 생애도 그렇게 역사의 흐름에 매몰되는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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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윌버포스는 다시 일어난다. 노예무역폐지 운동이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 한 사람을 통해 깨달은 것이다. 그 사람은 노예무역폐지가 하나님의 뜻임을 온 몸으로, 온 맘으로 체험한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바로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작사자 존 뉴턴 목사였다.

그는 노예선의 선장으로 노예들의 죽음을 방관하여 경제적 이익을 취하였던 사람이다. 그에게 임한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는 그가 저지르고 있는 노예무역이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죄악된 것인지 알게 했다. 그 은혜가 윌버포스의 심장에 불붙는 열정이 되어 번졌다. 윌버포스가 포기하고 좌절하려 했을 때에도 존 뉴턴은 노예무역폐지를 바라시는 하나님의 절실한 마음을 생생히 다시 전한다. 그 절실함과 생생함이 좌절한 윌버포스를 다시 일으켰으며 다시 열정의 사람으로 회복시켰다

  이렇게 굳게 뿌린 내린 열정은 드디어 열매를 맺는다. 1807년에 노예무역폐지 법안이 통과되었고, 그로부터 26년 뒤인 1833년에 노예제도의 완전한 폐지가 이루어진다. 이 모든 일이 성취된 뒤 3개월 지났을 때, 윌버포스는 세상을 떠났다.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는 한 사람의 생애를 새롭게 하였고, 세상의 역사의 흐름 앞에 하나님의 은혜의 발자취를 선명하게 새겨 놓았다.


    오늘 우리에게서 이 은혜의 역사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훼손되었거나 하나님의 능력이 약해졌기 때문이 아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교회의 영역 안에 가두고, 개인 복락을 추구하는 것으로 한정해 온 바로 우리들 때문이다.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의 빛이 우리 앞에 비췰 때, 우리도 윌버포스처럼 우리가 감당해야 할 사명을 붙잡고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는 놀랍지 않은 우리의 순종을 통해 열매 맺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에서 그의 나라가 임하는 놀라우신 은혜가 있기를 소망한다.